오는 15일부터 열리는 중국 정부의 ‘제20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3중전회)’를 앞두고 증시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이번 회의에서 경제 개혁을 강조할 가능성이 크고 미국과도 실리 외교로 선회하고 있어 증시 부양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3중전회 때마다 뛴 中증시…올해도 반등?

○中 경제 개혁에 총력

4일 증권가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이번 3중전회에서 ‘신품질 생산력’에 대한 내용을 새로운 개혁안으로 내세울 계획이다. 신품질 생산력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9월 처음 언급한 것으로, 산업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이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

역대 3중전회를 보면 중국 정부는 짝수 회차에 경제와 관련된 내용을 전면에 내세우는 모습을 보였다. 덩샤오핑 전 국가주석 이후 1984년 12기(경제 체제 개혁), 1993년 14기(사회주의 시장 경제 체제 구축), 2003년 16기(사회주의 시장 경제 체제 개선), 2013년 18기(경제 체제 개혁을 중심으로 각종 개혁 전면 심화) 등에서 경제와 관련된 내용이 당시 3중전회의 전면에 등장했다. 올해 행사 역시 짝수 회차인 20기다.

백은비 유진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지난해 말부터 중국 정부가 산업 업그레이드, 디지털 경제, 자본시장 개혁, 금융 리스크 방지, 인재 육성 등 경제와 관련된 내용을 주요 회의에서 계속 언급하고 있다”며 “이번 3중전회에서도 경제 개혁과 산업 진흥이 전면에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중국 증시는 3중전회 뒤 대체로 반등했지만, 이런 배경 덕에 짝수 회차 3중전회 뒤에는 반등 폭이 더 컸다. 14기, 16기, 18기 3중전회 때는 이 회의가 끝난 뒤부터 다음 3중전회 전까지 상하이지수가 각각 38.91%, 51.27%, 57.52% 상승했다. 홀수 회차인 15기와 17기 이후에 각각 17.51%, 1.57% 오른 것과 대비된다.

○“상하이지수, 하반기 최대 +20%”

상하이지수는 지난 2월 5일 연저점을 찍고 5월 20일까지 강하게 반등했으나 이후 주춤해진 모습이다. 중국 금융정보업체 둥팡차이푸에 따르면 외국인은 저점 이후부터 고점까지 상하이증시 상장 종목을 1015억5157만위안(약 19조20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으나, 이후부터 지난 3일까지 616억2301위안(약 11조6600억원)어치를 매도했다. 2분기 들어 제조업 경기 반등 기미가 약해지고 수출 증가세가 둔화한 게 외국인이 순매도로 돌아선 주요 배경이었다.

김경환 하나증권 신흥국주식파트장은 “이번 3중전회에서 중국 정부는 경제 발전을 더 강조하면서도 대외 마찰을 의식해 도광양회로 선회할 가능성이 있다”며 “‘신국9조’와 함께 장기 투자, 벤처기업 투자 촉진 등이 강조될 경우 금융권 자금이 중기적으로 주식시장으로 이동할 수 있다”고 했다. 신국9조는 ‘중국판 밸류업 정책’으로 불린다.

증권사들은 상하이지수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하나증권은 하반기 전망치로 2980~3560을 제시했고, 신한투자증권은 3분기 2800~3300을 예상했다. 이날 상하이지수 종가(2957.57)를 기준으로 보면 하락보다 상승 여지를 더 크게 본 것이다.

일부에서는 신중론도 나온다. 블룸버그는 최근 JP모간 리서치센터를 인용해 “중국 정부가 시장 친화적인 정책을 재천명하는 것은 환영할 만하지만, 말과 행동 사이에 간극이 있어 투자자의 실망감만 키웠다”고 지적했다.

양병훈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