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소비자 심리 둔화에 반락한 유가…"수요 강세 전망은 호재" [오늘의 유가]
국제 유가가 소폭 하락했다. 미국 소비자심리지수가 7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원유 수요 기대를 낮췄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지난 14일 미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7월 인도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전거래일보다 0.17달러(0.22%) 하락한 배럴당 78.4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 가격은 주간으로는 2.92달러(3.87%) 올랐다. 지난 4월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이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8월물 브렌트유 가격은 0.13달러 하락한 배럴당 82.62달러에 거래됐다.
美소비자 심리 둔화에 반락한 유가…"수요 강세 전망은 호재" [오늘의 유가]
유가는 이날 미시간대가 발표한 소비자심리지수에 주목했다. 미시간대에 따르면 6월 소비자심리지수 예비치는 65.6으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월보다 3.5포인트 하락한 수준으로, 7개월 만에 가장 낮다. 5월 물가 지표 완화가 확인된 뒤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인하 사이클이 시작되면 원유 수요가 지지될 것"이라고 봤던 투자자들의 기대는 약해졌다.

이에 유가는 지난 4거래일간의 상승폭을 일부 반납했다. 미즈호의 에너지 선물 담당 이사인 밥 야거는 "데이터가 예상보다 훨씬 낮게 나왔다"며 "이는 평균 소비자들이 경제 상황이 개선되고 있다고 확신하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코메르츠방크의 분석가 바바라 램브레히트는 "주요 경제 지역의 여전히 불확실한 경제 전망을 고려할 때 유가가 더 오를 가능성은 당분간 없다"고 말했다.

다만 유가 하락폭은 강력한 수요 전망에 의해 제한됐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올해 석유 수요 증가 전망을 소폭 상향 조정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하루 평균 220만 배럴의 비교적 강력한 성장 전망을 유지했다. 반면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수요 성장 전망을 일평균 100만 배럴 내외로 하향 조정했다. 그러나 코메르츠방크 애널리스트들은 "세 기관 모두 최소한 겨울이 시작될 때까지 공급 부족을 예측했다"고 강조했다.
美소비자 심리 둔화에 반락한 유가…"수요 강세 전망은 호재" [오늘의 유가]
공급 이슈도 지속되고 있다. 에너지 서비스 회사 베이커 휴즈에 따르면 미국의 원유 시추 장비 수는 이번 주에 4개 줄어든 488개로, 2022년 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향후 생산의 초기 지표다. 러시아는 "5월 할당량을 초과 생산했다"고 밝힌 후 석유수출국기구(OPEC)+ 협정에 따른 생산 의무를 이행할 것을 약속했다.

OPEC+는 최근 "오는 10월부터 감산 규모를 단계적으로 축소해 내년 말 감산 기조를 중단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PVM의 애널리스트 존 에반스는 "러시아가 불이행을 만회하겠다고 여러 차례 약속해도 시장은 더 많은 석유수출국 간 협정이 깨질 가능성을 더 높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리안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