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감산 전망 등 '3박자'에 올랐지만…물가 지표는 '지뢰밭' [오늘의 유가]
국제 유가가 주요 산유국이 감산 조치를 연장할 것이라는 기대 등으로 인해 3% 가까이 뛰었다. 여기에 달러 약세, 여름 휴가철 같은 계절적 요인 등이 원유 수요를 견인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물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전장 대비 2.11달러(2.71%) 상승한 배럴당 79.83달러에 장을 마쳤다. 이는 지난 3월 13일 이후 하루 최대 상승폭이다. WTI는 지난 2거래일 간 3.85%나 상승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7월물 브렌트유 가격은 전장 대비 1.12달러(1.4%) 오른 84.22달러에 마감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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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주요 산유국 간 협의체인 OPEC+가 오는 2일 회의에서 감산 조치를 연장할 것이라는 관측이 매수 심리를 자극했다. 현재 OPEC+는 하루 220만 배럴 규모의 감산을 자발적으로 조치해둔 상태다. 이 같은 조치를 연장할 것이라는 게 시장 참가자들의 예상이다. 스위스쿼트은행의 이펙 오즈카르데스카야 분석가는 "OPEC의 생산량 전망에 대한 제약적인 어조가 유가를 밀어 올렸다"고 분석했다.

UBS 애널리스트들은 메모에서 "OPEC+가 다가오는 회의에서 현재의 감산 조치를 최소 3개월 더 연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리터부쉬 앤 어소시에이츠의 짐 리터부쉬는 "이번 주 상승세는 달러 약세와 다가오는 주말 회의에서 OPEC+가 감산을 연장할 것이라는 공감대가 커지면서 촉진되고 있다"고 했다.

달러는 0.1% 하락해 1주일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국제 시장에서 원유는 통상 달러화로 거래되기 때문에 달러 가치가 떨어지면 원유 수요를 자극하는 요인이 된다. 또한 미국의 여름 휴가 시즌이 시작된 것도 운전 증가에 의한 원유 수요를 견인했다. 항공 여행 데이터도 유가 상승에 힘을 보탰다. 비행 분석 회사 OAG의 데이터에 따르면 5월 미국 국내선 좌석 수는 전월 대비 5%, 전년 대비 거의 6% 증가해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수준을 넘어섰다.
OPEC 감산 전망 등 '3박자'에 올랐지만…물가 지표는 '지뢰밭' [오늘의 유가]
미즈호은행의 밥 야거 분석가는 "유가를 자극하는 지정학적 위기도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의 국경 검문소 인근에서 이스라엘군과 이집트군 간에 교전이 벌어지고, 이집트 군인 1명이 사망했다는 소식도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감을 자극했다.

다만 투자자들은 31일에 발표되는 미 중앙은행(PCE)의 주요 인플레이션 지표인 미국의 핵심 개인소비지출 물가지수(PCE)를 주시하며 숨고르기에 들어갈 것이란 전망이다. 브로커 PVM의 타마스 바르가는 "지난 이틀간 원유시장 분위기는 분명 밝았지만 금리 우려가 당분간 유가를 의미 있게 올리려는 추가 시도에 제동을 걸 것"이라고 말했다.

김리안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