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Fed) 인사들이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물가 수준이 여전히 높다고 진단하며 금리 인하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Fed "인플레 위험 현실화땐 추가 긴축"
22일(현지시간) Fed는 지난달 30일~이달 1일 열린 FOMC 회의 내용을 담은 의사록을 공개하며 “위원들은 일반적으로 인플레이션의 지속성에 관한 불확실성에 주목했다”며 “최근 지표는 인플레이션이 목표 수준인 2%로 지속적으로 향하고 있다는 확신을 주지 못했다는 데 동의했다”고 전했다.

인플레이션 완화의 발목을 잡는 요인으로는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지목됐다. 일부 위원은 의사록에서 “지정학적 이벤트 또는 다른 요인이 공급망 병목 현상을 심화하거나 해운 운임 상승을 초래할 수 있다”며 “이는 물가에 상방 압력을 가하고 경제 성장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여러 위원은 “인플레이션 위험이 현실화되면 추가 긴축할 의향이 있다”고 언급했다.

저소득층의 경제 상황과 양극화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위원들은 “저소득과 중간소득 가구의 재정이 점점 압박받고 있다”며 “이러한 징후는 소비의 하방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의사록 공개 이후 시장에선 금리 인하가 지연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다. CME그룹 페드워치에 따르면 Fed가 오는 9월 기준금리를 내릴 확률은 지난주 67.6%에서 이날 59.0%로 떨어졌다.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CEO)는 “아직 금리를 낮출 만한 데이터를 보지 못했다”며 “금리 인하가 없다고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더 심화한 인플레이션으로 갈 것에 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노동시장도 견조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23일 미 노동부는 지난주(5월 12~18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21만5000건으로 한 주 전보다 8000건 감소했다고 밝혔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추정치(22만 건)를 밑도는 수준이다.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작년 9월 이후 역사적으로 매우 낮은 수준인 20만 건대 초반에서 유지되고 있다. 이는 통상 노동시장 과열이 지속되고 있다는 의미로 여겨진다. Fed는 노동시장 과열이 인플레이션 고착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보고 고용 관련 지표를 눈여겨보고 있다.

한경제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