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앞둔 바이든 100만 배럴 풀었다…WTI 80달러 아래로 [오늘의 유가]
대선 앞둔 바이든 정부, 100만 배럴 방출
월러 등 Fed 이사 '금리 인하 지연' 시사
지난 3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카슨에 있는 마라톤페트롤리엄의 로스앤젤레스 정유공장에 미국 국기가 걸려 있다. 로이터
지난 3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카슨에 있는 마라톤페트롤리엄의 로스앤젤레스 정유공장에 미국 국기가 걸려 있다. 로이터
21일(현지시간) 국제 유가는 미국 정부의 전략 비축유 방출과 금리 인하 지연을 시사하는 미국 중앙은행(Fed) 이사진의 발언으로 소폭 하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6월 만기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전거래일보다 0.68% 하락한 79.26달러에 거래됐다. 북해산브렌트유 7월물은 유럽ICE선물거래소에서 1.45% 내린 82.50달러에 거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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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미국 에너지부(DOE)는 여름 휴가 시즌을 앞두고 전략 비축유를 방출한다고 밝혔다. DOE는 메모리얼데이(5월27일)부터 7월4일까지 북동부 휘발유 공급기지 비축유를 100만배럴 시장에 내놓는다고 밝혔다. 입찰은 10만배럴 단위로 이뤄지며 오는 28일 마감된다.

제니퍼 그랜홈 DOE 장관은 "여름 드라이빙 시즌을 맞아 미국 가정의 주유 가격을 낮추는 데 집중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이날 미국의 평균 휘발윤 가격은 1갤런(=3.78L) 당 3.589달러로 전년 대비 1.6% 높다. 다만 지난 4주 연속 하락세다.

유가가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외신들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승리를 위해 전략적 결정을 내렸다고 평가했다. 공화당 대선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역겹다"는 반응을 내놨다.

미국 중앙은행(Fed) 이사들의 매파 발언도 유가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는 이날 CNBC 인터뷰에서 "경제는 Fed 예상에 더 가까워지고 있는 것 같다"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동 시장이 크게 약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통화 정책 완화 기조를 지지하기 전에는 몇달 더 좋은 인플레이션 데이터를 확인해야한다"라고 말했다. 물가 하락을 보여주는 데이터가 여러 달 나와야 금리 인하가 가능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지난 3월 미국 워싱턴 주 아나코테스에있는 마라톤페트롤리엄의 정유 공장에서 연기가 나오고 있다. 로이터
지난 3월 미국 워싱턴 주 아나코테스에있는 마라톤페트롤리엄의 정유 공장에서 연기가 나오고 있다. 로이터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 역시 "인플레이션이 반등하지 않도록 금리 인하를 더 오래 기다리는 것이 낫다"라며 "인플레이션이 상대적으로 느리게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면 4분기 전에는 금리 인하를 기대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고금리가 지속되면 차입비용 증가로 경제 성장이 둔화하고 석유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 필 플린 프라이스퓨처스그룹 애널리스트는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휘발유 소비를 줄이고 있다는 신호가 있기 때문에 시장은 미국의 휘발유 수요에 매우 집중하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이 바뀌지 않는 한, 시장은 상황이 다소 암울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김인엽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