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석유회사가 미국 LNG에 투자하는 까닭은 [원자재 포커스]
ADNOC, 美의 리오그란데 프로젝트 1단계에 투자
2단계 투자 옵션도 쥐어..'석유중심 경제' 탈피 목적
넥스트디케이드의 미국 텍사스 리오그란데 LNG 프로젝트 현장 모습. /넥스트디케이드 홈페이지
넥스트디케이드의 미국 텍사스 리오그란데 LNG 프로젝트 현장 모습. /넥스트디케이드 홈페이지
아부다비 국영 석유회사(ADNOC)가 처음으로 해외 액화천연가스(LNG) 거래를 체결했다.

2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ADNOC은 미국 LNG 개발회사 넥스트디케이드(NextDecade)의 미국 텍사스 지역 LNG 생산시설 개발 계획인 '리오 그란데' 프로젝트 1단계에 11.7%어치 지분 인수 형태로 투자했다고 이날 밝혔다. ADNOC은 이 프로젝트 2단계에서 생산되는 LNG를 20년간 공급받는 데도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LNG 공급 관련 투자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라고 이 회사는 설명했다.
LNG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ADNOC 직원들이 시설 현황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 /ADNOC GAS 홈페이지
LNG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ADNOC 직원들이 시설 현황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 /ADNOC GAS 홈페이지
이번 딜은 ADNOC이 '글로벌 LNG 회사'로 자리매김하는 첫 단추 역할을 할 전망이라고 FT는 평가했다. ADNOC은 리오 그란데 프로젝트 지분을 글로벌 인프라스트럭처 파트너스에서 사들인 데 이어 2단계 프로젝트에 대한 지분 참여 옵션도 확보했다. 천연가스, LNG, 석유화학 및 재생 에너지를 중심으로 성장하겠다는 전략의 일환이다.

무사베 알 카비 ADNO 저탄소 솔루션 및 국제 성장 담당 이사는 천연가스가 에너지 전환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원자력, 탄소 포집, 재생 에너지, 수소, 그리고 더 많은 천연가스를 수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DNOC은 1973년 걸프해 연안에서 처음으로 LNG 생산 회사인 ADNOC LNG를 설립한 회사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석유회사인 아람코와 같은 걸프 국가들은 자국의 거대한 석유 및 가스 매장지 관리에 집중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잇달아 해외 투자를 하며 새로운 길을 찾고 있다. 특히 LNG 투자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 상대적으로 친환경으로 여겨지고 있어 석유 등 다른 화석연료에 비해 장기 수요가 많다는 점에 이들은 주목하고 있다. LNG를 거래하는 가장 큰 민간회사인 셸은 지난 2월 앞으로 LNG 수요가 2040년까지 50%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개발도상국에서 석탄 등을 청정연료로 대체하려는 수요가 급격히 늘어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다만 FT는 "LNG는 다른 화석 연료보다 청정하긴 하지만 연소시 상당한 양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고 지적했다. 또 "천연가스는 메탄으로 구성되어 있어 대기에 방출되면 이산화탄소보다 더 큰 온실 효과를 유발한다"며 "다만 메탄은 이산화탄소에 비해 빠르게 사라진다"고 설명했다.

이상은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