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경기 회복에 반등하는 구리 가격, 1만 달러 넘어설까 [원자재 포커스]
中 경기 회복에 수요 급증
구리 가격 1만달러 육박
AI 데이터센터용 수요도 증가
사진=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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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구리 가격이 연일 고공행진하고 있다. 중국 경기가 반등하며 구리 수요가 늘어난 결과다. 남아프리카의 가뭄으로 인해 공급량은 감소하며 가격 상승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2일(현지시간)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구리 선물(7월물) 가격은 t당 9829.5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19일 종가(9749달러)보다 0.8% 상승했다. 이날 LME에서 구리 선물 가격은 개장 직후 9988달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2년 만의 최고치다.
中 경기 회복에 반등하는 구리 가격, 1만 달러 넘어설까 [원자재 포커스]
월간 기준으로 구리 가격은 지난 1월 t당 8344달러를 넘어선 뒤 2월 들어 8310달러까지 내려앉았다. 지난달 8675달러로 반등한 데 이어 이달 들어 9000달러를 넘겼다. t당 1만달러 선을 넘길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는 상황이다.

중동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증가하고 있지만 중국 경기가 되살아나며 구리 수요가 증가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의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5.3%를 기록했다. 로이터가 집계한 전망치(4.6%)를 크게 웃돌았다. 중국 정부가 공격적으로 경기 부양을 시도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구리 최대 소비국인 중국 경기가 되살아나자 원자재 트레이더들이 구리를 대량 매수했다. 원자재 전문 매체 마이닝 닷컴에 따르면 LME에 트레이더들이 롱(매수) 포지션을 취한 물량은 200만t에 이른다.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시티그룹은 투자자 서한을 통해 "구리 시장은 앞으로 3개월간 낙관해도 좋다"며 "다른 금속에 비해 매수세가 거세지면서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구리 공급량은 감소할 전망이다. UC산타바바라 기후위험센터에 따르면 지난 2월 잠비아, 보츠와나 등 남아프리카 일대에 극심한 가뭄이 발생했다. 1981년 관측 이래 가장 적은 강우량을 기록했다.

가뭄으로 인해 잠비아의 전력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예정이다. 잠비아는 전력의 85%를 수력 발전에 의존하고 있다. 아프리카에서 두 번째로 구리 공급량이 많은 잠비아에 정전 사태가 발생하게 되면 구리 공급량도 급감할 것이란 관측이다.

인공지능(AI) 열풍으로 인해 구리 수요는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AI 서버를 구동하기 위해 데이터센터를 확충해야 한다. 센터를 증축할 때 구리 배선이 필수다. 원자재 중개업체 트라피구라는 "AI 서버를 구동하기 위한 데이터센터가 늘어나면서 구리 수요는 2030년까지 100만t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이러한 분석을 토대로 구리 가격이 2026년까지 t당 1만 2000달러 이상 상승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오현우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