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세차익 6.3억 마법…꽃길 걷는 청담 리모델링 아파트
서울 강남구 청담건영 리모델링은 일반 분양가 기준으로 재건축·리모델링을 통틀어 역사를 다시 쓸 가능성이 높은 단지다. 유명 연예인과 운동선수가 거주하는 이 단지는 청담동 한강변에 있는 데다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지 않는다. 일반분양가 '3.3㎡당 1억원'도 거론되고 있다.

전용 109㎡ 분양가 42억

리모델링 준공 후 전용 109㎡로만 구성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예상되는 일반 분양가는 42억원.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지 않는 이유는 간단하다. 현행법상 일반분양 가구가 30가구 미만이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보증이나 강남구의 분양가 심사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

1994년 지어진 이 단지는 19층, 2개 동, 240가구(전용 84㎡) 규모다. 리모델링을 통해 20층, 2개 동, 262가구(109㎡)로 거듭날 예정이다. 입지는 압구정 현대아파트 못지않다는 평가다. 단지 한강 맞은편으로는 성수전략정비구역이 펼쳐져 있다. 정확히 성수4지구와 마주보고 있다. 서쪽으로 1㎞ 거리에 압구정 한양1차와 압구정 갤러리아 백화점이 있다. 동쪽으론 영동대로가 있고, 길을 따라 남쪽으로 가면 삼성동 코엑스가 나온다.
시세차익 6.3억 마법…꽃길 걷는 청담 리모델링 아파트
입지 덕분인지 부동산 상승기였던 2021년 이후로도 시세가 쭉 오름세다. 2021년 9월 25억7000만원(12층)에 팔렸다. 부동산 가격 하락세가 뚜렷하던 2022년 5월에도 28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 4월에는 30억원으로 최고가를 다시 썼다. 3.3㎡당 1억원에 근접하고 있는 셈이다.

리모델링 준공 후 새 아파트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평가다. 단지 서쪽 골목길 건너편이 가수 아이유와 배우 송중기가 3.3㎡당 2억원(130억원)에 분양받은 에테르노 청담이다. 단지 동남쪽 영동대로변으론 배우 장동건, 골프선수 박인비, 수학 스타강사 현우진이 거주하는 더펜트하우스청담(PH129)이 가깝다. PH129의 3.3㎡당 분양가는 1억3200만원이었다. 일반적인 아파트로 놓고 비교하면 청담자이 전용 89㎡A 타입이 지난 2월 38억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마찬가지로 3.3㎡당 1억원이다.

현 시세를 고려하면 5억7000만원의 조합원 분담금을 내더라도 적지 않은 차익이 예상된다. 30억원에 청담 건영(전용 84㎡)을 사면 리모델링이 끝나는 2029년엔 35억7000만원에 전용 109㎡짜리 새집을 받게 된다. 3.3㎡당 1억원으로만 따져봐도 이 집의 시세는 42억원이니 6억3000만원의 차익을 누릴 수 있다.

삼수 끝에 건축심의 통과

청담건영은 리모델링 추진 과정에서 속도가 빨랐다. 기존 용적률이 397%에 달해 처음부터 리모델링으로 가닥을 잡았다. 2017년 6월 주민 사이에 추진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2018년 2월 조합설립 인가를 받아 2018년 10월 시공사로 GS건설을 선정했다.

다른 리모델링 아파트가 그렇듯 청담건영도 2019년 수평증축과 수직증축의 갈림길에 섰다. 정봉균 청담건영 리모델링 조합장은 "내부에서도 수직으로 하자는 목소리가 있어 조합원과 충돌이 있었지만,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해 빨리 수평으로 돌렸다"며 "그때 수직을 추진했으면 지금도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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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수' 끝에 2021년 건축심의도 통과했다. 용적률은 재건축·리모델링을 합해 역대 최고인 570%에 달한다. 한강변 아파트인 장점이 건축심의 때는 한강을 가릴지도 모른다는 점 때문에 오히려 단점이 되기도 했다. 작년 4월엔 마지막 인허가인 사업계획 승인까지 받아 이주와 착공만을 남겨두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작년 말쯤 필로티 구조도 수직증축으로 본다는 서울시 지침이 내려오기 직전에 통과한 셈"이라고 말했다. 오는 8월부턴 이주가 시작될 예정이다. 리모델링 논의가 시작된 지 불과 6년 만이다.

3.3㎡당 공사비 1137만원 두 배 올려

청담동에 걸맞은 고급화 설계가 적용될 예정이다. 지난 3월 조합 총회에서 3.3㎡당 공사비를 687만원에서 1137만원으로 두 배 가까이 올렸다. 정 조합장은 "원래 소비자물가지수로 가계약을 맺었는데 공사비가 올라서 소비자물가지수로 공사를 못 한다고 하더라"며 "건설물가지수를 인정하는 대신 시공사인 GS건설 측에 고급화를 요구해 받아들여졌다"고 말했다. 그 덕분에 참석자 수 214명 중 183명의 압도적인 찬성으로 공사비 인상 안건이 총회에서 통과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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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모든 가구 벽면이 포셀린 타일로 구성될 예정이다. 이탈리아의 콩코드나 아트라스 제품을 고려하고 있다. 올림픽대로변이라 소음이 심한 만큼 창호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는 평가다. 독일 케메린사의 삼중유리 단창으로 설치할 계획이다. 정 조합장은 "다른 외산은 중국에서 제작하는 탓에 품질이나 AS에 문제가 있더라"며 "외산 제품을 들여와 국내에서 조립하는 현장에 직접 견학도 다녀왔다"고 말했다. 마루는 이탈리아 베르띠, 수전은 독일 한스 그로에 등이 설치된다.

일반분양은 착공 후 6개월 안에 진행하기로 돼 있다. 내년 하반기께로 예상된다. 3.3㎡당 1억원의 감정평가를 받아놓은 상태다. 정 조합장은 "일반분양 가구 덕에 분담금을 2억5000만원 가까이 줄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진우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