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철 교수가 인공지능을 활용해 만든 소형 호텔 조감도. 사진=최원철
최원철 교수가 인공지능을 활용해 만든 소형 호텔 조감도. 사진=최원철
세계 각지에서 관광객을 끌어모으는 랜드마크 건물들은 모두 국내 건설사가 지었습니다. 세계 최고층 빌딩인 두바이 부르즈 할리파는 삼성물산이,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 호텔과 두바이 아틀란티스 더 로얄 호텔은 쌍용건설이 시공했습니다. 카타르 도하에 건설된 루사일플라자타워도 현대건설의 작품입니다.

그런데 서울은 아직도 특색 없이 획일적인 건축물만 늘어나고 있습니다. 성냥갑 도시라는 푸념이 나올 정도입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를 유치해 혁신적인 디자인 건축물을 만들었지만, 이후로는 사업성만 따지는 국내 건설부동산업계 관행 때문에 혁신적인 건축물이 들어서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서울시는 도시혁신구역인 '화이트 사이트'를 지정하고 민간이 혁신 디자인을 포함한 사업계획을 제시하면 싱가포르 마리나베이 샌즈처럼 규제를 전면 폐지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또한 복합용도구역으로 지정해 뉴욕 맨해튼의 허드슨 야드처럼 개발하겠다는 설명이 뒤따랐습니다.
최원철 교수가 인공지능으로 설계한 복합 건물. 사진=최원철
최원철 교수가 인공지능으로 설계한 복합 건물. 사진=최원철
최근 혁신 건축물 디자인 공모를 통해 특별건축구역으로 지정할 건축물도 선정했습니다. 이들에게는 시행령 용적률의 1.2배에 해당하는 용적률을 줘 사업성을 높여준다는 계획입니다. 하지만 어쩌다 한 번 진행하는 디자인 공모로 혁신적인 건물이 얼마나 빠르게 늘어날지는 의문입니다.

특색있는 건물을 빠르게 늘리려면 도시계획위원회를 활용해야 합니다. 빌라, 아파트, 상가, 주상복합, 호텔 등 모든 건물에서 혁신 디자인을 적용하면 도시계획위원회가 상시로 선정해 용적률을 높여주는 방식이 되어야 많은 참여를 끌어낼 수 있습니다.

최근 인공지능이 발달하면서 참신한 설계를 하기도 한결 편리해졌습니다. 인공지능 설계를 활용하면 획일적인 '집장사용 빌라'가 아니라 내 집으로 삼고 싶은 멋진 빌라를 만들 수 있습니다. 서울 강남에서 특화 설계를 자랑하는 초고가 빌라들이 늘고 있는데, 일반 빌라도 디자인을 조금만 바꾸면 멋진 주거단지로 재탄생합니다.
최원철 교수가 인공지능으로 만든 빌라 조감도. 사진=최원철
최원철 교수가 인공지능으로 만든 빌라 조감도. 사진=최원철
우리나라 주상복합 건물도 인공지능을 활용하면 비싼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얼마든지 멋진 디자인 초안을 만들 수 있습니다. 실제 설계에서 이를 수정·활용하면 민간에서 추진하는 혁신 디자인 사업이 쉽고 빠르게 확산할 수 있습니다.

호텔도 마찬가지입니다. 단순한 박스형 호텔이나 리조트는 다른 곳과 차별화하기 힘들고 유튜브 등을 통한 홍보도 쉽지 않습니다. 인공지능을 활용하면 색다른 호텔 조감도를 쉽게 만들 수 있습니다. 인공지능이 만든 독특한 조감도가 도시계획위원회의 용적률 인센티브를 받아 실제 건설까지 이어지면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까지 몰려드는 랜드마크가 될 것입니다.

혁신적인 디자인의 건물이 늘어나면 도시의 글로벌 경쟁력이 오르고 외국인 관광객도 끌어들입니다. 일회성 공모로는 이러한 건물을 빠르게 늘리기 어렵습니다. 혁신적 디자인을 갖춘 건물을 상시 선정해 용적률 인센티브를 주고, 생성형 인공지능을 활용해 혁신적 디자인을 만드는 미래형 신산업을 활성화하면 도시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수 있습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최원철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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