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를 창조하는 부동산자산관리] 상업용 부동산, 이제 '홈런' 아닌 '안타'로 승부하라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과거 호황기와는 완전히 다른 국면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더 이상 낮은 가격에 사서 높은 가격에 파는 식의 '홈런' 투자는 어렵게 되었습니다. 금리 상승과 긴축된 금융 환경으로 인해 과거의 순풍은 사라졌고, 투자자들은 전략을 수정해야 하는 시점입니다.

과거에는 시장 상황이 좋으면 크게 노력하지 않아도 쉽게 수익을 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습니다. 높은 이자율과 물가 상승으로 인해 캡레이트(Cap Rate)는 더 이상 하락하지 않고 있으며, 따라서 캡레이트 하락으로 인한 부동산 가격 상승은 불가능해졌습니다. 과거 호황기에 가려졌던 임대 결정의 실수들도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손쉬운 승리는 기대하기 어려운 환경이 되었습니다.

문제는 여전히 많은 투자자가 '홈런'만을 노리고 풀스윙하다가 스트라이크 아웃을 당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높은 위험을 감수하며 과도한 레버리지를 사용하거나, 시장 변화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면서 무리한 투자에 나서다가 실패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부동산 투자에서 스트라이크 아웃은 치명적인 재기불능의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오스트리아 대형 부동산개발기업인 자산 38조원의 SIGNA 그룹의 파산은 바로 이런 위험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과도한 부채와 무분별한 확장으로 인해 결국 파산에 이르게 된 SIGNA 그룹은 면밀한 검토 없이 '홈런'만을 노렸다가 실패한 전형적인 케이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늘날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꼼꼼한 부동산 자산관리, 탄탄한 중개인 관계, 그리고 임차인 선정에 집중해야 합니다. 이는 기본기에 충실하고, 현명한 플레이를 하는 야구팀과 같습니다. 홈런을 치기보다는 안타를 쳐서 점수를 내는 것이 더 중요해진 것입니다.

임차인을 선정할 때도 신용 등급 이상의 의미를 고려해야 합니다. 단순히 신용도가 좋다고 해서 무조건 계약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사업 모델과 장기적인 생존 가능성을 이해해야 합니다. 잘못된 임차인과의 '불행한 결혼'은 부동산의 수익과 가치를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부동산을 최상의 상태로 유지하는 것 또한 중요합니다. 유지 보수 및 업그레이드를 소홀히 하면 임차인의 불만족과 공실률 증가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경쟁력을 유지하고 임차인에게 매력적인 부동산을 만들기 위해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합니다.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쉽게 수익을 얻던 시대는 끝났습니다. 현명한 투자자들은 새로운 현실에 적응하며 기본에 충실하고, 탄탄한 관계를 구축하며, 신중한 결정을 내리고 있습니다. 이 시장은 부지런함, 전문성, 그리고 변화에 적응하려는 의지가 필요한 도전적인 환경이지만, 그만큼 기회도 여전히 많습니다. 투자자들은 '홈런'을 고집하기보다는 '안타'로 승부하는 것이 현명할 것입니다.

<한경닷컴 The Lifeist> 김용남 글로벌PMC(주) 대표이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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